박원순 시장 "장애인 재활 골든타임 있어...공공 재활병원 건립 적극 추진"

▲ 박원순 서울시장이 '장애인 공공 재활병원' 건립에 대한 시민 제안에 답변하고 있다 © 팝콘뉴스


(팝콘뉴스=배태호 기자) 약 천만 명의 시민이 사는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는 40만 명에 달하는 장애인이 있다. 면적 대비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수의 장애인이 사는 것이다. 하지만 장애인을 위한 전문 병원을 찾기란 쉽지 않다. 특히 재활병원은 수가가 낮아 돈이 안된다는 이유로 민간에서 외면하고 있어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런 이유로 장애 청소년은 치료를 받고 싶어도 2~3년 넘게 기다려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청소년기 이후 장애 아동의 삶은 그 가족이 오롯이 감당해야 할 몫이지만, 서울에는 지역 장애인을 관리할 공공재활병원이 한 곳도 없다('19. 10 '민주주의 서울' 이정욱 장애인부모회 회장)"라는 울분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서울시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장애인 공공 재활병원'을 세운다.

시민참여 플랫폼 '민주주의 서울'에 올린 이정욱 씨의 글에 천 명 넘는 시민이 공감하면서 장애인 공공 재활병원을 서울시 정책으로 채택했다.

'장애인 공공 재활병원'은 장애 아동부터 성인까지 평생 건강 관리를 위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전인적인 재활을 통해 장애인의 사회 활동을 돕는 병원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민주주의 서울' 홈페이지에 영상 답변을 통해 "장애인 재활에도 골든타임이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39만 4천여 명의 장애인들이 제때 꾸준히 필요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공공 재활병원 건립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박 시장은 "7월부터 타당성 용역을 실시하고 병원 부지를 물색하는 등 건립 절차를 시작하겠다"고 덧붙였다.

민주주의 서울에 올라온 제안에 대해 박원순 시장이 직접 답변을 남긴 건 이번이 세 번째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서울형 난임 부부 시술비 지원'과 '재개발 지역 길고양이 보호조치 의무화' 제안에 대해 박 시장이 직접 "서울시 정책에 반영한다"라는 답변을 남긴 바 있다.

서울시는 '장애인 공공 재활병원' 사업 추진과 함께 공공 재활정책도 확대해 병원 건립 전까지 장애인 재활 치료와 건강관리 어려움을 덜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전국에서 최초로 서울시 강북구 번동에 들어설 공공 어린이 전문병원인 '강북어린이전문병원'을 오는 2025년까지 차질없이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이곳을 급성기 질환과 특수질환 진료, 장애아동 재활 치료 시설 등을 포함해 250병상 규모의 전문 병원으로 조성한다.

또 보건·의료와 함께 복지를 아우르는 통합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울형 지역장애인 보건의료센터'를 내년에 두 곳 새롭게 지정한다.

기존 보라매병원과 서울재활병원 등 보건복지부 '지역장애인 보건의료센터' 2개소에 대해 장애인 건강 관리를 한층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서울형 지역장애인 보건의료센터'는 장애인의 복합적 보건·의료·복지 욕구에 따른 통합적인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보건소의 장애인 건강관리 사업 등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서울 동남권과 동북권에 각각 한 곳씩 총 두 곳을 지정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공공 재활 정책 확대 방안 (자료=서울시) © 팝콘뉴스

아울러 서울시는 현재 시 보조금을 지원하는 장애인 재활과 치료를 위한 병·의원 6곳에 대한 치료 실적을 평가해 운영 보조금을 추가 지원하는 등 '장애 청소년 의료재활사업'도 확대한다.

여기에 장애인이 다수 거주하고 있지만, 의료재활 시설이 없는 권역에는 '장애 청소년 재활 치료 병원'을 추가 지정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서북병원에 대해서는 회복기 재활 치료 병원으로 기능을 개편한다. 또 종합병원으로 승격한 서남병원은 병원시설 증축 시 시설 보완을 통해 재활 치료 기능을 강화한다.

현재 12개 시립병원 중 재활의학과가 개설되지 않은 다섯 곳에 대해서도 점진적으로 늘려, 장애인 재활 치료를 돕는다는 방침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장애인 재활에도 골든타임이 있다. 특히 장애 청소년의 경우 급격한 신체발달이 일어나는 시기인 만큼 발달 수준과 특성에 맞춘 재활 치료가 꼭 필요하다"며 "장애인 공공 재활병원’ 설립이라는 이번 서울시의 답변이 장애인 당사자와 그 가족들의 삶을 국가가 책임져 나가는 자그마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 시민의 생각과 참여가 정책의 결실을 맺고 일상을 바꿔낼 수 있도록 민주주의 서울을 통한 시민참여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의 '장애인 공공 재활병원 건립' 추진에 대해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이사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 시민을 위한 공공 재활병원을 건립하기로 결단을 내린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박 대표는 "보건복지부를 비롯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엄두도 못 내던 일"이라며, "서울시가 이같은 정책을 펼침으로써 장애인 의료 정책에 대한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서울시에 이같은 제안을 한 이정욱 중증중복뇌병변장애인부모회 회장은 "공공 재활병원 건립에 있어서는 소아를 넘어서 청소년 시스템이 정착화돼서, 장애를 가진 아이가 소아기와 청소년기를 넘어서 성인기에 이르기까지 건강하게 생애 주기별 지원이 잘 이뤄지길 간곡히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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