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류 가격 급락, 공공서비스 하락...물가 하락 주원인"


(팝콘뉴스=배태호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달 대비 0.2% 떨어졌다. 또, 전년 동월 대비 0.3% 하락하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통계청(청장 강신욱)이 2일 발표한 '2020년 5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71(기준 2015=100)로 전월대비 0.2% 하락했다.

또, 전년 동월대비 0.3% 떨어지며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전월 0.1%보다 0.4%p 떨어진 -0.3%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9년 9월 전년 동월 대비 소비자물가지수가 -0.4%로 사상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8개월 만에 다시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이다.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0%대를 맴돌다가 올해 1월 1.5%를 기록하며 다시 1%대로 진입했다.

하지만 2월부터 코로나19가 본격화하면서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다시 떨어지기 시작했고, 지난 4월 다시 0%대로 주저앉았다가, 5월에는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전달과 비교하면 농·축·수산물은 변동이 없었고, 공업제품과 서비스 및 전기·수도·가스 하락으로 전체 0.2% 하락했다.

또 전년 동월 대비 농·축·수산물과 서비스 및 전기·수도·가스는 상승했지만, 공업제품이 하락하며 전체 0.3% 하락을 기록했다.

농산물 및 석유류제외지수는 전월 대비 0.2%, 전년 동월 대비 0.5% 각각 상승했고, 식료품및에너지제외지수는 전월과 전년 동월 대비 모두 0.1% 상승했다.

농산물 및 석유류제외지수는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인 충격에 의한 물가 변동분을 제외한 기초적인 물가 상승률로 전체 460개 품목 중 농산물과 석유류 관련 품목을 제외한 407개 품목이다.

전제 460개 품목 중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아 가격 변동에 민감한 141개 품목으로 작성된 생활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5%, 전년동월대비 0.7% 각각 하락했고, 전년 같은 달 대비 식품은 2.0% 상승, 식품 이외는 2.2%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과 비교할 때 3.4% 상승했지만, 전월 대비 2.5% 하락했다. 전년 동월 대비 신선어개 8.9%, 신선채소 9.8% 각각 상승했고, 신선과실은 5.4% 하락했다.

신선식품지수는 생선과 해산물 등 신선어개와 신선채소, 신선과실 등 계절 및 기상 조건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으로 작성된다.

소비자물가지수를 지출목적별로 동향을 살피면 전월 대비 의류·신발(0.8%), 오락·문화(0.4%), 식료품·비주류음류(0.2%), 기타 상품·서비스(0.4%), 가정용품·가사서비스(0.4%), 주류·담배(0.1%)는 상승했다.

보건, 음식·숙박은 변동이 없었고, 통신(-0.1%), 교육(-0.2%), 주택·수도·전기·연료(-0.4%), 교통(-2.5%)은 하락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식료품·비주류음료(2.4%), 주택·수도·전기·연료(0.7%), 보건(1.6%), 음식·숙박(0.8%), 기타 상품·서비스(1.4%), 의류·신발(0.8%), 가정용품·가사서비스(0.6%), 주류·담배(0.3%)는 상승했고, 통신(-0.7%)과 오락·문화(-1.6%), 교육(-2.8%), 교통(-6.9%)은 떨어졌다.

품목별로 따지면 농·축·수산물은 농산물이 0.5% 하락했지만, 축산물이 7.2%, 수산물이 7.7% 각각 상승해서 전체적으로 3.1% 상승했다.

농산물은 지난해 말 작황이 좋지 않았던 배추와 양파 등 채소류가 전년 동월 대비 9.8% 상승했지만, 최근 본격 출하된 참외 등 과실이 전년 동월과 비교해서 5.4% 하락했다. 또, 곡물도 3.9% 하락해서 전체적으로는 0.5% 하락했다.

축산물은 돼지고기와 국산 쇠고기, 달걀 등 소비가 늘어 전체적으로 7.2% 상승했다.

공업제품은 가공식품이 지난달에 이어 상승했지만,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석유류가 18.7% 하락해서 전체적으로 2.0% 떨어졌다. 석유류지수 수준은 83.41인데, 이는 최근 10년대 최저 수준이다. 또, 공업제품이 2.0% 하락한 것은 지난 1999년 2월 2.4% 하락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전기와 수도, 가스의 경우는 지난달과 큰 차이가 없었고, 서비스는 고교 납입금 및 학교급식비 무상화 확대로 공공서비스가 1.9% 하락했지만, 개인서비스가 0.9% 상승해 전체적으로 0.1% 상승했다.

개인서비스는 보험서비스료, 공동주택관리비 등 일부가 상승했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외식 및 외식 외 서비스 상승폭은 둔화해 전체적으로 0.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2020년 5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설명하고 있다 © 팝콘뉴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5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대해 "전체적으로 국제유가 인하에 따른 석유류 가격 급락이 물가 하락의 핵심 원인"이라고 말하고, "고등학교 납입금, 유치원 납입금 등 지원이 확대되면서 교육 분야 정책지원에 따른 공공서비스 하락도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통계청은 지난 5월 소비자물가지수 마이너스 기록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경제 전반에 상품과 서비스 가격이 지속해서 떨어지는 '디플레이션' 현상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안형준 심의관은 "이번 물가 하락 원인이 수요자 측 요인이라기보다는 공급자 측 요인이고, 마이너스 물가 기간이 한 달밖에 안 돼서, 디플레이션으로 판단하기는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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