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달 이어 5월도 20% 감소...'반도체' 덕에 무역 수지 흑자 전환

▲ 나승식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이 2020년 5월 수출입동향을 설명하고 있다 © 팝콘뉴스


(팝콘뉴스=배태호 기자) 지난달 수출이 전달보다는 소폭 개선됐지만, 여전히 감소세를 면하지 못하면서 코로나19로 인한 우리 경제에 비치는 충격이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수요 하락과 조업일수 부족 등으로 석 달 연속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성윤모)에 따르면 지난 5월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3.7% 감소한 348억 6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4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1% 준 것과 비교하면 감소세는 약간 주춤했지만, 두 달 연속 20%대 감소세가 나타나면서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리나라 주력 수출 상품 중 하나인 자동차 수출이 54.1% 급감하면서 전체 수출 실적에 큰 영향을 미쳤다. 자동차 부품과 섬유 역시 각각 66.7%, 43.5% 감소했다.

최근 계속된 글로벌 유가 하락으로 인한 영향 역시 적지 않았는데, 석유제품은 지난해 동월과 비교할 때 69.9% 수출액이 줄었다.

코로나19로 경제 전반이 위축되면서 수입도 전년 같은 달 대비 21.1% 줄면서 5월 수입액은 344억 2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유가 급락으로 원유(-68.4%), 석탄(-36.1%), 가스(-9.1%) 등 에너지 수입이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과 수입 모두 급감한 가운데,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줄면서 무역수지는 다시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 4월 99개월 만에 무역수지 13억 9천만 달러 적자가 났었는데, 5월에는 4억 4천만 달러 흑자로 전환한 것이다.

무역수지 흑자 전환 배경에는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분야 선전이 주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도체는 총수출과 일 평균 수출 모두 각각 7.1%, 14.5% 증가했는데, 이에 대해 나승식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은 "비대면 경제 활성화에 따른 서버와 PC의 견조한 수요를 바탕으로 18개월 만에 총수출과 일평균 수출 모두 플러스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 2020년 5월 수출입실적 (통관기준 잠정치, 단위 : 백만달러, %) (자료=산업통상자원부) © 팝콘뉴스

이와 함께 나 실장은 "전반적인 수입 감소에도 불구하고 자본재 수입은 9% 증가했는데, 이는 반도체 제조 장비를 포함한 우리 기업의 생산과 투자 활동이 지속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반도체 제조 장비 수입은 지난해 동기 대비 167.8% 증가했다.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코로나19로 인해 오히려 수출에 도움을 받은 분야로는 바이오헬스와 컴퓨터, 가공식품 등 품목으로 집계됐다.

진단키트를 포함한 바이오 헬스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할 때 59.4% 크게 증가했고, 컴퓨터 역시 82.7% 급증했다. 또, 가공식품과 진공청소기 등도 각각 26.6%, 33.7% 증가하면서 코로나19 악재 속에서도 호조세를 보였다.

한편 지역별로는 코로나19 여파로 미국과 유럽, 아세안 등 대부분 지역에서 수출 감소세가 이어진반면, 중국은 회복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수출 부진은 우리 산업의 경쟁력 약화 등 구조적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주요 수입국의 경기가 회복되면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성 장관은 "특히, 주요 수입국 중 중국의 경지 회복이 가장 빨라, 이달 우리의 대중국 수출 규모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복귀한 점을 볼 때, 미국과 EU 등 다른 국가로의 수출도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 정상 수준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수출 부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어 이를 위한 타개책으로 국무총리 주재 확대 무역 전략 조정회의와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 회의를 통해 수출 활력 제고방안을 마련한 바 있다.

정부는 이달 중 두 번째 확대 무역 전략조정 회의를 열어, 수출기업들과 지역의 수출 애로를 발굴하고 해소방안을 논의하는 장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무역 금융을 적기에 공급하고, 수출 마케팅을 늘리는 한편, 신수출 산업 육성 지원을 통해 기업의 수출을 돕는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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