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는 고려 '직지'로부터 나왔는가?"

(팝콘뉴스=이강우 기자)시대와 함께 호흡하며 거침없는 문제 제기로 우리 사회의 핫 이슈를 정조준해 온 대한민국 최고 밀리언셀러 김진명 작가의 장편소설 '직지'(전2권)가 '쌤앤파커스'에서 출판됐다.

▲ '직지' 김진명 저, 2019년 8월©쌤앤파커스

저자 김진명은 1957년 부산에서 태어나 보성고등학교를 거쳐 한국외국어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데뷔작으로 1993년에 출간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가 경이로운 판매고를 기록하며 단숨에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랐다.

그는 정치, 경제, 역사, 외교 등 한국 사회의 민감한 주제를 소설에 끌어들여 남다른 인식의 깊이를 보여줬다.

현 시점의 대한민국을 정확히 꿰뚫어보고, 지금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시대의 물음에 가장 먼저 답을 내놓는 작가다.

대표작으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천년의 금서', '1026', '삼성 컨스피러시', '싸드', '고구려', '글자전쟁', '미중전쟁' 등이 있다.

그의 작품은 그 어떤 탐사보도나 연구 보고서보다 치밀한 분석과 통찰을 기반으로 한다.

'직지'에서 그는 치밀한 자료 조사와 현지 취재, 그리고 현대 과학의 성과에 역사적 상상력을 더해 '직지'와 한글이 지식혁명의 씨앗이 되는 과정을 추적해 한국인의 정체성을 밝히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

'직지'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으로 공인받은 '직지'와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를 둘러싼 중세의 미스터리를 추적한 장편소설이다.

직지에 대한 세계의 반응은 냉담하다.

직지가 가장 오래됐지만 세계사를 바꾼 위대한 지식혁명의 주인공으로 대접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직지를 어떻게 감히 구텐베르크의 위대한 인쇄혁명에 견주려는 것이냐, 직지가 가장 오래된 건 맞지만 조야하기 짝이 없고, 어디 절간에 처박혀 있었을 뿐 도대체 한국인들이 한 게 무엇이냐는 것이다.

지금 한국인들이 책을 인쇄하고 신문을 제작하는 모든 기술조차 직지에서 뽑은 게 아니고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을 수입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 영국, 프랑스 학자들은 직지가 구텐베르크에게 전파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직지의 인쇄면과 쿠텐베르크 성경의 인쇄면을 전자현미경으로 직접 비교한 결과는 놀랍기 짝이 없다.

구텐베르크의 성경에 직지의 활자주조법 특징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실적 근거 위에서 저자는 오래전부터 유럽에 전해 오는 동방의 두 승려 이야기에 역사적 상상력을 더해 직지가 유럽에 전해지는 모습을 생생하게 그렸다.

'직지'는 이러한 팩트를 기반으로 금속활자 주조술이 구텐베르크에게 전해졌을 가능성을 밝히며, 역사 기록의 공백은 진일보한 상상력으로 채워 간다.

과연 '직지' 탄생 이후 구텐베르크의 '42행성서'가 나오기까지 중세 유럽에선 무슨 일들이 벌어졌을까? 작가는 소설 주인공인 기자의 시선을 따라가며 의문의 살인사건으로부터 시작된 직지의 미스터리를 추적한다.

마지막 한 글자까지 책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치밀한 구성과 짜릿한 반전, 천만 독자가 '직지'를 읽는 이유다.

'직지'는 현재를 배경으로 시작됐지만 조선 세종대와 15세기 유럽으로 시공간을 넓혀 가며 정교한 스토리와 속도감 넘치는 전개로 단숨에 독자를 빨아들인다.

인간 지성이 만들어 낸 최고 유산을 둘러싸고 지식을 나누려는 자들과 독점하려는 자들의 충돌, 그 속에서 소용돌이치는 인물들의 기막힌 운명이 펼쳐진다.


'직지'를 읽으며 독자들은 최고의 목판본 다리니경, 최고의 금속활자 직지, 세계 언어학자들이 꼽는 최고 언어인 한글, 최고의 메모리 반도체에 이르기까지, 지식 전달 수단에서 우리가 늘 앞서간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한국 문화가 일관되게 인류의 지식혁명에 이바지해 왔다는 보이지 않는 역사에 긍지를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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