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문 힘입어 차트 역주행으로 예매율 1위 달성

(팝콘뉴스=편슬기 기자)“아라비안나이트~ 신비한 이야기~”

글자만 봐도 이미 귓가에 익숙한 멜로디가 재생되는 ‘알라딘’이 가이 리치 감독의 지휘 아래 실사영화로 관객들의 곁을 찾았다.

지난 5월 23일 개봉한 알라딘은 어벤져스: 엔드게임, 기생충, 엑스맨: 다크피닉스 등 쟁쟁한 작품들과 개봉 시기가 맞물려 초반에는 적은 관수로 개봉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한국하면 흥과 노래의 나라 아니겠는가, 유독 한국에서 인기가 좋은 뮤지컬 영화 장르라는 특성과 이미 우리나라 사람들 사이에 익숙한 흥겨운 노래, 인도 특유의 화려한 의상과 건축 양식으로 차트 역주행을 시작하며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파란 피부의 윌 스미스…실망에서 환호로


▲ 알라딘의 예고편 공개 직후 윌 스미스의 지니는 많은 혹평을 받았다(사진=인터넷갈무리). © 팝콘뉴스


알라딘 1차 예고편이 등장하면서 사람들이 가장 기대하던 알라딘의 감초, ‘지니’의 비주얼이 함께 공개됐다.

처음으로 공개된 지니의 모습은 할리우드 스타 윌 스미스를 그저 ‘파란색’ 피부로 만든 것 외엔 애니메이션에 등장했던 지니의 특징을 살리지 못했으며 아이들이 보기에 ‘징그럽다’, ‘흉측하다’는 혹평을 받았다.

하지만 영화가 개봉하고 윌 스미스가 연기한 지니는 초반에 줄을 이었던 혹평을 가볍게 벗어던지며 지니 특유의 유쾌함과 캐릭터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윌 스미스의 성격이 폭발적인 시너지 효과를 보이고 있다.

일부 관객들은 “내 인생의 지니는 로빈 윌리엄스가 연기한 지니 한 명뿐일 거라 생각했는데 이제 윌 스미스의 지니까지 두 명이 됐다”며 영화를 보고 난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영화가 시작하고 지니와의 첫 만남은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 어색하고 불편하기 그지없지만 알라딘의 OST, Friends like me를 힙합 스웩(swag) 넘치게 부르는 윌 스미스의 지니와 마주하고 나면 그를 향한 호감도가 점점 상승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알라딘이 위기를 벗어날 수 있도록 돕는 인간미 가득한 지니를 보며 철옹성 같던 방어막은 눈 녹듯 사라지고 어느새 그를 응원하게 된다.

이 외에도 앞서 개봉했던 애니메이션으로 우리들의 귀에 친숙한 음악들이 더욱 입체적이고 화려한 사운드로 다시 찾아와 관객들을 춤추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든다.

또한 알라딘과 자스민 공주가 함께 양탄자를 타는 장면은 4DX 효과가 적절하게 사용돼 알라딘을 4DX로 보기 위해 치열한 티켓팅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영화 알라딘은 현재 관객 수 400만 명을 돌파하며 올해 초 990만 관객을 돌파한 보헤미안 랩소디보다 빠른 관객 상승 추이를 보이고 있으며, 이에 따라 상영관도 점차 늘어나는 ‘역주행’ 현상을 보이고 있다.


점차 변화해가는 시대의 여성상을 담다


▲ 백성들의 삶을 가까이서 보기 위해 잠행을 나온 자스민 공주(사진=인터넷 갈무리). © 팝콘뉴스


영화 알라딘의 스토리는 1992년 개봉한 애니메이션 알라딘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또 한 명의 주인공인 ‘자스민’의 캐릭터성이 현대적으로 바뀌면서 클라이막스를 포함한 엔딩이 다르게 표현됐다.

궁 안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며 소극적으로 지내던 애니메이션 속 자스민과 달리 영화의 자스민은 자신의 아버지(술탄)가 다스리는 아그라바와 아그라바의 백성들을 사랑하며 종종 이들의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보기 위해 잠행까지 나가기도 한다.

나이가 차 혼기가 다가오자 배필을 찾기 위해 여러 나라의 왕자들이 직접 아그라바를 찾아오지만 자스민은 “왜 여자는 술탄이 될 수 없는 건지” 한탄하며 왕자들과의 혼담을 거절하기 일쑤.

그러던 와중 우연히 시장 한복판에서 알라딘과 만나게 되고, 본격적으로 스토리가 진행되기 시작하면서 현대판 자스민의 매력적인 면모가 영화를 통해 또렷하게 드러난다.

특히 극 중 자스민이 솔로로 부르는 OST ‘Speechless’는 원작 애니메이션에는 없는, 실사영화만을 위해 새로 만들어져 삽입된 곡이다.

마법의 힘을 사용해아그라바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는 자파에 대항해 자신의 의지를 굽히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 싸우는 자스민의 심정을 고스란히 담아냈으며, 겨울왕국의 Let it go에 이어 커버 곡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알라딘의 재치 있는 입담으로 자파를 물리치는 원작과 같지만, 점차 변화해 가는 시대의 여성상을 디즈니가 자스민을 통해 관객들에게 보여주면서 엔딩은 조금은 색다르게 끝을 맺는다.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영화 제목을 알라딘이 아닌 ‘자스민’으로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 내지는 원작 훼손이라는 반응도 있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른 여성상을 반영한 디즈니의 아이디어가 좋았다는 반응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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