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실적 부진에 직급 체계 변경 시도했다가 된서리

▲ 한세실업이 사내 이메일 계정 사찰 논란에 휩싸였다(사진=인터넷 갈무리). © 팝콘뉴스


(팝콘뉴스=편슬기 기자)글로벌 패션 기업 한세실업이 전 직원의 사내 이메일 계정을 사찰하면서 특정 메일을 임의로 삭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한세실업(대표 김익환)이 최근 직급 체계를 변경, 2019년부터 대리 5호봉이 신설되면서 진급이 누락된 대리 4호봉은 자동으로 5호봉이 된다는 내용의 공지를 올렸다가 직원들의 거센반발에 부딪혔다.

반대 여론이 점차 거세지자 한세실업은 직급 체계 변경을 잠정 보류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불만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고, 회사 직원으로 추정되는 A씨가 회사의 일방적인 호봉 변경에 대한 의견을 담은 이메일을 전 직원들에게 발송했다.

하지만 회사가 해당 메일이 발송된 지 20여분 만에삭제하자 직원들의 계정을 불법 사찰했다며, 이는 통신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삭제된 메일에는 ‘회사가 지난 3년간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한 탓에 인건비를 아끼려고 승진자를 대거 줄인 것이다’, ‘실적 부진의 책임을 직원에게만 전가하는 것’, ‘오너 일가는 배당금을 높여 제 배불리기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문제는 2세 경영에 있다’는 내용들이 담겨 있다.

현재 대표직을 맡고 있는 김익환 대표는 창업주 김동녕 회장의 차남으로 지난 2017년 대표로 선임된 이후 실적 부진이 거듭되고 있어 내부에서 2세 경영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사측의 메일 삭제 조치와 관련해 익명블라인드앱에 “임원급 이상에서 권한을 가지고 삭제한 것으로 생각된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논란을 더욱 부추겼다.

한세실업 관계자는 이 같은 내용에 대해 “외부 지메일 계정으로 전 사원들에게 메일이 왔는데 외부 계정으로 메일이 발송됐고, 메일 계정이 삭제돼 피드백이 불가능한 점, 오너 일가 및 회사 실적 배당을 연결 짓는 내용으로 인해 직원들이 오해할 수 있어 메일을 삭제하기로 결정됐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회사 이메일은 회사의 자산으로서 관리하는 부분이 있으며, 입사시 메일 계정 관리를 회사 측에 맡기겠다는 서명을 직원들로부터 받고 있어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또 지난 3년간 실적 부진과 직급 체계 변경에 대해서는 “회사 실적과 배당을 연결 짓는 것은 논리적이지 못하다. 오너 일가의 배를 불리기 위해서라는 소문은 그저 추측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한편, 한세실업은 지난2015년 1조4642억 원 매출의 금자탑을 쌓았지만 2016년부터 반토막이 나며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지속되는 실적 부진에 내부 불안은 쌓여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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