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이 선보이는 최초의 여성 히어로 솔로 무비

▲ 마블이 마블 제작사 최초 첫 여성 히어로 솔로 영화를 제작했다(사진=인터넷 갈무리). © 팝콘뉴스


(팝콘뉴스=편슬기 기자)캡틴마블의 개봉이 적잖은 여성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히어로 영화 제작사 마블에서 최초로 여성 히어로 솔로 무비 ‘캡틴마블’을 대중들 앞에 선보였다.

캡틴마블은 개봉 전부터 주연을 맡은 배우 브리 라슨의 인성 및 페미니스트 발언으로 누리꾼들 사이에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으며, 각종 포털 사이트 영화 게시판에는 개봉도 하지 않은 영화에 별점 테러가 이어지는 등 꽤나 뜨거운(?) 주목을 받으며 지난 6일 막을 올렸다.

잡음에도 불구하고 캡틴마블은 29일 기준 관객 수 536만 명을 기록하며 적절한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모험보다는 안전한 길 택한 캡틴마블


▲ 크리족 전사인 비어스와 동료들(사진=인터넷 갈무리). © 팝콘뉴스


먼저 캡틴마블의 줄거리를 간략하게 말하자면 크리족(외계인)의 전사로 살아가던 주인공이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으면서 히어로로서 각성하게 되고 빌런(악당)들을 물리친다는 심플한 내용이다.

히어로 무비의 첫 영화들이 대개 그렇듯 주인공이 능력을 얻게 되는 계기, 가치관 및 신념의 형성과 이를 지키기 위해 진정한 히어로로 거듭나는 과정이 조미료 같은 마블 특유의 유머 코드와 함께 큰 굴곡 없이 평이하게 그려졌다.

영화를 감상한 기존 마블 팬들도 이번 캡틴마블이 색다르고 파격적인 시도를 하기보다는 안전한 노선을 택했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며, 그런 만큼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의견도 더러 보인다.

‘상당히 뻔한 흐름’이었다는 반응도 있었는데 마블 제작사의 입장에 서서 변론하자면 그간 한국에 개봉해 왔던 히어로 무비만 정확히 21편으로, 대개 첫 편은 어떻게 영웅으로 거듭나게 됐는지를 소개하는 방향으로 전개된다.

숱한 영웅들이 각자만의 고유한 스토리를 갖고 있어도 장르 영화가 가진 특성으로 인해 정해진 기승전결에서 벗어나긴 쉽지 않으며, 더욱이 트릴로지의 도입부인데다 (마블의) 최초의 여성 히어로 단독 영화라는 타이틀을 지니고 있는 만큼 마블은 (마블의) 최초 흑인 히어로 영화 블랙팬서와 같이 안전한 노선을 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첫 편치고 나쁘지 않았다, 딱 생각했던 만큼이었다란 반응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색이 마블영화인데 점점 개성과 독창성은 물론 재미까지 잃고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만약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문을 캡틴마블이 열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적어도 식상하다는 감상은 지금보다 적었을 것이라 확언한다.


여성들의 시각과 남성들의 시각


▲ 스승이자 동료인 욘로그와 수련하는 비어스(사진=인터넷 갈무리). © 팝콘뉴스


영화에서 주인공 캐롤 댄버스가 슈퍼 파워를 얻고 각성하게 된 계기가 허술한 것이 아니냐는 감상을 다수 확인할 수 있다.

그가 우주선 엔진이 파괴되면서 발생한 에너지를 ‘우연히’ 흡수해 힘을 얻게 되고, 어린 시절 차별과 얼마 전까지 적이었던 존재를 보호하기 위해 히어로로 거듭나는 서사가 상대적으로 빈약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캐롤 댄버스의 과거 회상을 살펴보면 넘어지고, 구르고, 바닥에 떨어지는 도전과 실패의 반복 속에 걱정이라는 이름으로 가능성을 한계 짓고, 평가를 가장한 폄하로 그 자신이 계속 평가절하돼 왔음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캐롤이 다시 일어서서 정면을 응시하는 장면은 단순하고 직설적인, 어쩌면 뻔하다고도 말할 수 있는 연출에도 불구하고 많은 여성 관객들의 공감과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캡틴마블을 관람한 A씨는 “어린 캐롤이 스크린 너머의 관객들에게 수백 마디 말보다 더한 메시지를 눈빛으로 전하는 것 같았다”며 “차별과 편견에 굴하지 않고 너도 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준 것 같아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감상평을 남기기도 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캡틴마블을 보고 자라날 앞으로의 세대가 부럽다. 그동안 남자아이들이 슈퍼맨과 배트맨, 파워레인저에 열광했듯, 이제 여자아이들을 위한 새로운 히어로가 탄생한 것이다”라며 마블의 첫 여성 히어로 솔로 영화 개봉을 기념했다.

반면 여성 관객들이 감명을 받았다는 장면에서 남성 관객들은 큰 감흥이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빠와 달리 어린 캐롤에게 레이싱은 위험하다고 걱정하는 것인데 왜 차별로 보는 건지 이해가 안 간다”, “실력이 없으면 전투기를 안 타는 게 맞지”, “그래서 어떻게 강해진 건지 설명은 안 해줌?” 등 여성 관객들과는 사뭇 다른 감상을 내놨다.

이러한 감상에 일부 여성들은 극중 캐롤 댄버스가 빌런 욘로그에게 “I am nothing to prove to you(난 너에게 증명할 것이 없다)”라고 말한 대사를 인용하며 캡틴마블의 힘을 굳이 증명하고 납득시켜야 하냐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캡틴마블은 28일 기준 530만 명이 넘는 관객들이 관람했으며, 불매운동이 일어나는 것 치고는 블랙팬서, 닥터스트레인지 등의 솔로 영화와 비슷한 수준의 관객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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