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적인 철로 보수 착수는 대북제재 저촉행위”


(팝콘뉴스=최한민 기자) 남북이 오는 26일 개성 판문역에서 철도와 도로 연결 착공식을 갖기로 했지만 미국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다.

남북은 지난 13일 개성 공동연락사무소에서 회의를 갖고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ㆍ도로 연결 착공식 날짜를 오는 26일로 확정했다.

착공식 장소는 개성 판문역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했으며 남북에서 각각 1백 명 정도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회의는 오는 17일까지 예정된 동해선 철도 공동조사도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며, 동해선 도로는 현장 조사도 시작되지 않은 가운데 서둘러 진행됐다.

철도와 도로 공동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연내 착공식에 합의한 것은 지난 9월 남북 정상 간 합의를 이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착공식이 진행되면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공조 흐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의 14일 보도에 따르면 한미경제연구소(KEI) 트로이 스탠가론 선임국장은 “착공식이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향후 사업 의사를 알리기 위한 행사라는 분명한 이해가 있으면 괜찮지만 실질적인 철로 보수 착수 등으로 이어진다면 손 놓고 볼 수는 없을 것”이라고 알렸다.

스탠가론 선임국장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이 제재 대상 추가를 통해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지금 연내 착공식 진행에 대한 경계를 표하는 것이다.

미국은 현지 시각 지난 10일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최룡해 부위원장 등 북한 핵심 인사 3명에 대한 독자 제재를 단행했다.

북한 정권의 지속적이고 심각한 인권유린과 검열이 그 이유다.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도 “북한에 철도나 고속도로 등 산업 기반시설을 제공하는 사업은 명백히 UN 대북제재 위반”이라며 이번 착공식이 대북제재 위반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착공식은 공사를 바로 진행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남북이 함께 철도와 도로 연결 사업에 착수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착수식의 개념”이라며 유엔이나 미국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위반과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한미는 오는 20일을 전후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 이도훈 본부장과 미국 국무부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를 수석대표로 하는 2차 워킹그룹을 열고 착공식 등 남북 철도ㆍ도로사업과 관련한 협의를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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