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셀렉트ㆍSAM 등 구독서비스 등장했지만 한계성 드러나

(팝콘뉴스=박수인 기자) 종이신문 대신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보는 사람은 많지만, 종이책을 대신해 e-book(전자책)을 보는 이들은 손에 꼽힌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2016년 한해 국내 출판산업 매출액은 3조9634억 원, 전자책 매출액은 1724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4%에 불과했다.

10년 전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함께 e-book 시장이 확대돼 종이책은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e-book 시장은 수년째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가볍고 편리하고 가격이 저렴한 e-book은 왜 종이책의 자리를 대신하지 못하는 걸까?

한국전자출판협회(회장 유철종, 북큐브네트웍스 대표)가 2016년 12월 교보문고, 리디북스, 예스24, 북큐브네트웍스와 공동으로 e-book 이용자 1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보관과 휴대가 편리하다는 점(42.98%)과 시간ㆍ장소와 관계없이 읽을 수 있다는 점(41.38%), 종이책보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20.13%) 등이 e-book의 장점으로 꼽혔다.

하지만 e-book의 가격 만족도에 대해선 보통(43.98%), 약간 불만(24.98%)으로 나타났고, ‘적절한 전자책 가격’을 묻는 항목에서는 1~3천 원(39.65%)과 3~5천 원(35.58%)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 소비자가 생각하는 e-book의 적정가(그래픽=팝콘뉴스). © 박수인 기자



현재 전자책의 가격은 종이책 정가 대비 70% 수준으로, 발행일에 따라 할인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실정이다.

출판 관계자는 “콘텐츠는 종이책과 같은 것이고 담아지는 디바이스가 다를 뿐 단행본을 만드는공정이나 투자 등을 고려했을 때 소비자가 원하는 가격대로 낮추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소비자와 공급자의 가격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출판유통사에서도 할인과 프로모션 등을 진행하고 있고 최근에는 구독모델을 도입하기도 했다.

교보문고는 e-book 월정액 서비스 ‘sam’을 도입해 매월 이용료에 따라서 2, 3, 5, 7, 12권의 전자책을 골라 180일 동안 대여해주고 있고, 리디북스도 지난 7월부터 ‘리디셀렉트’ 서비스를 시작해 이용권을 구입하면 리디셀렉트 도서 목록 중 원하는 도서를 제한없이 다운로드 받아 읽을 수 있다.

▲ 지난 7월 e-book 플랫폼 리디북스가 베스트셀러를 무제한 감상할 수 있는 월정액제 서비스 '리디셀렉트'를 출시했다(사진=리디북스 홈페이지 갈무리). © 박수인 기자



하지만 이러한 구독모델에는 출판사들이 신간을 제공하지 않고 이용자가 원하는 도서가 이용권 범위에 제공되지 않을 수도 있는 한계점을 안고 있다.

출판 관계자들은 “유통사에게 좋은 서비스지만, 출판사 입장에서는 수익성도 없고 장기적으로는 작가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전자출판협회 나용철 팀장은 “국내 소비자들은 형태가 없는 콘텐츠에 돈을 쓰는 데 인색한 편”이라며 “e-book 시장 활성화와 독서 인구를 확대하기 위해 e-book 가격 인하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김환희 미래산업팀장도 “가격 책정은 각 업체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부분이지만, 종이책 대비 50% 밑으로 인하되어야 e-book 시장이 좀 더 활성화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또 앞으로의 출판 시장의 변화에 대해서 “선진국들도 e-book 시장이 20%까지는 급성장하다가 균형을 잡고 있는 실정”이라며 “대체재가 아니라 보완재 역할을 하며 독서 인구를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만19세 이상 성인 6천명과 초중고 학생 3천명을 대상으로 벌인 ‘2017국민독서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1년간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4명은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독서 인구를 늘리기 위해 e-book 유통의 혁신적인 모델과 함께 소비자 눈높이에 맞춘 적정한 e-book 가격에 대한 논의가 절실해 보이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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