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중심병원 선정 두고 3억5천만 원대 뇌물 꿀꺽!

▲ 보건복지부 고위공무원이 가천대 길병원 관계자에게 뇌물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사진=웹페이지 갈무리).


(팝콘뉴스=윤혜주 기자) 보건복지부 고위공무원이 가천대 길병원 관계자로부터 3억5천만 원대의 뇌물을 받고 보건복지부 관할 연구중심병원 선정 관련 정보를 알려줬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가천대 길병원 관계자가 연구중심병원에 선정되기 위해 보건복지부 고위공무원에게 거액의 뇌물을 제공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가천대 길병원과 보건복지부 소속 오송생명과학단지지원센터에 수사관 14명을 투입해 압수수색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약 5개월 동안 수사한 결과 뇌물수수혐의로 보건복지부 소속 고위 공무원 A씨를 구속하고 가천대 길병원 원장 B씨와 B씨의 비서실장 C씨를 뇌물공여와 정치자금법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뇌물을 받은 A씨는 보건복지부 국장급 공무원으로 지난 2012년 연구중심병원 선정 주무부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기술개발과’ 재직 당시 길병원 원장 B씨에게 ▲정부계획 ▲법안통과여부 ▲예산 ▲선정 병원 수 등 연구중심병원 관련 정보를 제공했다.

이러한 정보를 제공받은 뒤 길병원은 2013년 3월 복지부의 연구중심병원 사업에 선정돼 정부로부터 총 50억 원의 사업비를 지급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정보를 알려준 대가로 지난 2013년 3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약 5년 동안 월 한도액 5백만 원짜리 길병원 명의 카드 8장을 받아 총 3억5천만 원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 보건복지부 고위공무원은 가천대 길병원으로부터 월 500만 원 한도 카드 8개를 뇌물로 받아 총 3억5천만 원을 사용했다(사진=경찰청 제공).

특히 카드 사용처가 주로 ▲마사지샵ㆍ스포츠클럽 5천만 원 ▲골프장 4천만 원 ▲명품ㆍ골프용품 2천만 원 ▲유흥주점 3천만 원 ▲호텔 2천만 원 등으로 드러났다.

A씨는 수사가 시작되자 자신의 명의로 등록했던 스포츠클럽 회원명의를 변경하는 등 증거인멸 시도 정황까지 포착됐지만 “카드를 받아 사용한 것은 사실이나 뇌물이 아니라 길병원에 필요한 인재를 추천해 달라고 해 관련 비용으로 사용한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길병원 원장 B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A씨에게 연구중심병원 선정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으려고 접대를 제공했으며 “A씨가 관심사업 주무관청 공무원이어서 거절할 수 없었다”며 혐의사실을 시인해 업무상배임 및 뇌물공여 혐의로 입건됐다.

또 B씨는 길병원으로부터 자금을 받아 보건복지위 소속 등 관련 국회의원 15명에게 길병원 재단 직원과 가족들 명의로 4600만 원 상당의 불법정치자금을 일명 ‘쪼개기 후원’했다는 정황도 적발돼 정치자금법위반 혐의도 적용됐다.

연구중심병원 선정 관련 뇌물 뿐만 아니라 불법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도 밝혀지면서 보건복지부와 가천대 길병원의 유착 관계를 여실히 드러낸 것이다.

아울러 C씨는 B씨 비서실장으로 재직하면서 A씨에게 직접 카드를 전달해주고 골프접대를 하는 등 B씨와 적극적으로 공모한 사실이 인정돼 뇌물공여죄 공범으로 입건됐다.

경찰청 특수조사과는 길병원 이길여 이사장 등 병원 최고위층 연루 여부도 조사했지만 혐의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국장급 공무원 A씨가 검찰 기소되면 관련법에 따라 직위해제 수순을 밟을 방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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