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앞두고 비핵화 수위 조절


(팝콘뉴스=김영도 기자)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26일 깜짝 정상회담 이후 미국의 발걸음이 달라지고 있다.

내달 12일로 예정된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회담이 27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이뤄진 가운데 미국 행정부는 한국계 미국인 성 김 필리핀 주재대사를 전방에 투입해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갔다.

성 김 필리핀 주재대사는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주한 미대사관 정무참사관을 역임하고 2006년부터 2008년까지 미 국무부 한국과장으로 있다가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6자회담 특사로 북한과 협상을 진행하며 두각을 드러냈다.

특히 2011년 11월 주한 미국 대사로 부임해 3년 간 활동하면서 동북아 정세에 능통하다는 평을 받고 있어 트럼프 행정부가 내세울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로 손꼽힌다.

미 국무부 헤더 나워트 대변인은 성 김 주 필리핀대사와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 등이 포함한 대표단이 판문점에서 북한 당국과 협상을 진행 중으로 북한 외무성 최선희 북미국장과 실무회담에 들어간 것으로 전했다.

양국 실무자들은 그동안 쟁점화 됐던 북한 비핵화 수위를 놓고 세부사항들을 조율하는 자리가 되겠지만 상당한 설전이 예상된다.

성 김 필리핀 주재대사와 최선희 북미국장은 지난 2016년 6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북핵 6자 회담 당사국들이 참여하는 제26차 동북아시아협력대화에 참석해 마주보고 대치한 경험이 있다.

성 김 대사가 북한 탄도미사일 도발을 비판하며 문제를 제기하자 최선희 북미국장은 미국의 적대적 대북정책에 대해 날을 세우며 평화조약 체결, 세계가 비핵화 되지 않으면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응수하면서 격돌했었다.

하지만 이번 실무회담은 북한이 비핵화를 전제로 하고 있는 가운데 최선희 북미국장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한 치의 양보도 불허하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국은 이번 실무회담을 통해 내달 열릴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의 실제적인 뼈대를 만들 것이라는 기대와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의 고위급 회담도 조만간 성사될 것이라는 관측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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