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내 누적되면 폐기능 저하…국토부 심각성 파악 나서

▲ 에어컨에서 '수산화알루미늄'으로 추정되는 하얀 가루가 날리는 것으로 논란이 일고있는 쏘렌토 차량(사진=기아차 제공).


(팝콘뉴스=박찬주 기자) 쏘렌토의 에어컨 부품인 에바포레이터의 알루미늄 코팅이 산화되면서 벗겨져 발생하는 일명 ‘에바 가루’ 성분이 '수산화알루미늄'으로 추정되면서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0년 도요타 렉서스 승용차에서도 에어컨에서 하얀 가루가 나오는 사건이 발생해 한국소비자원이 의뢰하고 국토부가 성분을 정밀 검사한 결과 ‘수산화알루미늄’으로 밝혀져 토요타 코리아 측에 리콜 조치한 전례가 있다.

이번 쏘렌토 논란과 동일한 증상을 보이면서 쏘렌토의 에바 가루도 수산화알루미늄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수산화알루미늄은 메스꺼움과 구토 및 변비를 일으킬 수 있으며, 많은 용량을 복용할 경우 소장이 부분적으로 또는 완전히 막혀 음식물과 소화액, 가스 등의 장 내용물이 통과하지 못하는 장폐색이 일어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에 따르면 과도한 용량 섭취 시 칼슘의 흡수가 증가하고 소변으로 인한 칼슘 배출량이 늘어나서 젊은 사람들은 신장구루병, 노인 환자들은 골연화증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고 한다.

연구 결과 수산화알루미늄 분진을 흡입했을 때 폐기능이 저하되고 가쁜 얕은 호흡을 일으켰으며, 장기간 흡입할 경우 ▲비결절성 폐섬유증 ▲폐기종 ▲기흉 증상이 나타나고, 드물게 뇌병증까지 발생한 것이 밝혀졌다.

▲ 지난 2010 도요타 렉서스의 전례로 쏘렌토의 '에바 가루' 정체가 수산화알루미늄으로 추정되고 있다(사진=웹페이지 갈무리).

수산화알루미늄의 분자량은 78.00g/mol으로 현재 논란 중인 육안으로 보이는 하얀 가루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입자들도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즉 하얀 에바 가루는 털어낼 수 있지만 보이지 않는 가루들은 피해자들의 호흡기로 흡입됐을 가능성이 다분해 인체 유해성에 대한 심각성이 제기된다.

특히 청와대에 국민청원을 올린 제보자는 어린 두 아들도 함께 차량에 동승했다고 밝혀 지난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영유아 사망 사건을 연상케 하고 있다.

아이들을 위해 사용했던 가습기 살균제가 직접적인 독극물이 됐듯이 여름철 아이들을 위해 틀어놓은 차량 에어컨이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

이렇게 피해 사례가 속출되는 가운데 지난 2011년부터 시행된 ‘신규제작차 실내공기질 관리기준’엔 자동차 실내 내장재로부터 방출되는 인체 유해물질에 대한 규제만 있을 뿐 에어컨과 같은 공조시스템을 통해 유입되는 물질에 대한 기준이 없어 의구심을 자아낸다.

국토교통부 박대순 자동차정책과장은 “신규제작차 실내공기질 관리기준이 도입된 원인은 2011년 당시 새집증후군이 이슈가 되면서 자동차는 안전하냐는 논란 중 실제 문제 차량이 발견된 것이고, 2012년부터 문제가 개선됐다”고 관리기준의 취지를 밝혔다.

이어 박 과장은 “새집증후군이 벤젠과 톨루엔 등 발암물질로 인한 피해라서 신규제작차 실내공기질 관리기준에도 7가지 발암물질에 대한 평가만 이뤄지고 있으며, 이번 사건이 에어컨 자체의 문제가 맞다면 관리기준이 당연히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이번 논란에 대해 “2017년 2월 개선된 쏘렌토 모델의 피해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스포티지 등의 차량도 동일한 납품회사의 부품이 사용돼 같은 원인으로 추정하고 진상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현재 하얀 가루는 성분 분석에 들어간 상태로 다음 주중 결과가 나와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며, 현재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기아차 정비소인 오토큐 방문 시 무상수리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원인과 성분, 피해 보상조치에 관한 부분에 대한 검사와 의논이 진행 중에 있으며, 현재로서는 확정 난 것이 없어 말씀 드리기 조심스럽다”는 입장을 전했다.

현재 쏘렌토 에바 가루 피해자들의 국민청원이 6200명을 넘어선 가운데 국토부도 사건을 접수해 조사에 착수했으며, 정부의 신속한 대응으로 과거 가습기 살균제와 같은 전철을 또다시 재현하지 않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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