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전략자산 철수로 체제보장, 북미 수교로 정상국가 대우 노려

(팝콘뉴스=박종우 기자)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실무진들이 접촉한 가운데 북한이 비핵화 대가로 다섯 가지 조건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낙관적인 분위기와 함께 세부 조건과 방식을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백악관은 지난 9일 “북미 접촉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 협상 의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직접 확인했다”며 긍정적인 인상을 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을 기대하는 발언을 계속해나가는 점을 비춰봤을 때 북한의 4개 조건 제시가 기정사실화 돼가는 분위기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복수의 소식통은 11일(현지시각) “최근 북미 접촉에서 북한이 ▲미국 핵 전략자산 한국에서 철수 ▲한미 연합훈련 때 핵 전략자산 전개 중지 ▲재래식 및 핵무기로 공격하지 않는다는 보장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 ▲북한과 미국의 수교 등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먼저 북한이 요구한 미국 핵 전략자산 한국 철수는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북한이 비핵화하는 것과 상응하게 미국의 비핵화를 주장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한반도에서만큼은 미국의 핵 전략자산을 철수시켜 한반도 비핵화의 명분을 만들 수 있다.

또 한미 연합훈련시 핵 전략자산 전개 중지 요청과 재리식, 핵무기로 공격하지 말라는 조건은 한반도에서 미국이 가지는 군사적 영향력을 최소화 시키고 북한체제의 안전을 꾀하겠다는 작전으로 읽힌다.

더불어 정전협정에서 평화협정 전환과 북미수교 제시는 북한체제 안정과 더불어 정상국가로 인정받고자 하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지명자도 이러한 분위기속에 현지시간으로 12일 “북한의 정권교체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도 “나 자신과 김정은 사이에 지금 만남이 마련되고 있고 나는 그것이 멋지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북미 긍정기류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한은 단계적 비핵화로 ‘단계적, 동시적 조치’를 주장하고 미국은 ‘선 비핵화, 후 일괄 보상’이란 해법을 제시하며 비핵화 방법론에선 북미가 한 치의 양보도 없어 북미 회담이 난항을 겪을 불안 요소도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여러 문제 속에서도 이번 북한이5개 조건에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지 않은 점은 이전과 다른 비핵화 합의 양상이며 긍정적으로 바라볼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화전양면전술로 이득만 취하고 비핵화는 실천하지 않는 북한의 기만적 접근을 배제해선 안되지만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과 비핵화 5개 조건 등을 고려할 때 체제안전 보장을 최우선으로 하고 중국이 시장개방을 한 것과 같은 형태로 체제는 유지하면서 문을 열어 북한 내실을 다져보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는 것이다.

지난 12일 미국을 방문한 청와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존 볼턴 미 국가안보 보좌관이 만나 남북 북미 정상회담 준비상황 등을 공유하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제반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오는 6월쯤 과거 6자회담에 나섰던 국가들도 북한 비핵화 협상 테이블 전면에 나설 전망이다.

저작권자 © 팝콘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