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 잡화점 김현주 대표

▲ 무궁화 잡화점 김현주 대표 © 윤혜주 기자


(팝콘뉴스=윤혜주 기자) “아침에 눈을 뜨면 무궁화를 검색하면서 하루 일과를 시작해요”

무궁화 잡화점 김현주 대표는 무궁화 모양 귀걸이를 착용하고 무궁화 무늬 한복을 입은 채 무궁화에 대한 진심 어린 마음을 쏟아냈다.

특히 무궁화 축제보다 벚꽃 축제가 활성화돼 있는 상황에 대해 안타까움을 전하면서 “봄에는 벚꽃을 즐기고, 여름에는 우리나라 꽃 무궁화를 즐겨 달라”며 무궁화에 대한 관심 어린 애정을부탁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우리나라 꽃 만들기’


▲ 무궁화 잡화점 제품 ©윤혜주 기자

김 대표는 경상북도 안동시에서 태어나 하회탈과 한옥, 한복 등전통 문화를 자연스럽게 접하면서 자라 우리나라 국화인 무궁화에도 관심을 가지게 됐다.

직접적으로 무궁화에 깊은 애정을 갖게 된 계기는 일본 여행을 가면서이다.

일본에서 벚꽃 관련 기념품을 구경했는데 비교적 대중적인 벚꽃 기념품에 비해 우리나라 무궁화 관련 기념품들은 전통적인 디자인에 치우쳐 있어서 거리감이 생겼다고 한다.

“왜 다수의 무궁화 관련 제품들이 전통적인 디자인에만 치우쳐 있는지 의문이었어요”

무궁화에 대한 관심과 무궁화 기념품에 대한 의문이 합쳐지면서 김 대표는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대중성을 기반으로무궁화 기념품 제작에 양팔을 걷어붙였다.

“무궁화 기념품을 세련된 방식으로 제작해 보고 싶어서 먼저 제가 가지고 싶은 상품을 만들어보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고, 구매 의사를 밝히는 사람들이 생겨나면서 진지하게 사업에 임하게 됐다”며 무궁화 잡화점의 시작을 소개했다.

무궁화 잡화점은 무궁화를 메인 디자인으로 문구류와 손거울, 엽서 등 여러 가지 라이프 스타일에 관련된 상품을 만드는 무궁화 전문 디자인 브랜드다.

현재 무궁화 잡화점 제품은 문구와 음반 등 다양한 아이템을 판매하는 핫트랙스(HOTTRACKS)에 가장 많이 입점돼 있으며, 주요 고객층은 10~30대 여성 소비자로 무궁화 손수건 제품의 경우 부모님을 위한 선물용으로 많이 팔린다고 한다.

제품에 들어갈 무궁화 디자인은 일러스트레이터에게 의뢰하거나 김 대표가 직접 그린 손그림을 통해 완성되며, 이후 고품질 소량 생산으로 상품이 주문 제작된다.

김 대표는 “무궁화에 대한 인식이 많은 사람들에게 퍼지기 위해서는 제품의 대량 생산이 필요하지만 소장 가치를 위한 소량 생산 제품도 있어야 한다”며 흔들리지 않은 소신을 밝혔다.

또 “벚꽃보다 주목받지 못하는 우리나라 국화 무궁화를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우리나라 꽃’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하면서 외국인을 타게팅하는 타사와 차별점을 뒀다.

특히 김 대표는 무궁화 제품을 통해 대중들에게 무궁화의 꽃말 ‘일편단심’ 등 무궁화가 지닌 감성적인 느낌을 선보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무궁화, 우리나라 국민들 관심 필요


▲ 무궁화 잡화점 김현주 대표 ©윤혜주 기자

김 대표의 특별한무궁화 사랑은 정부까지 전해졌다.

산림청 무궁화 담당 사무관은 김 대표에게 먼저 연락을 취하면서 “무궁화 관련 사업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며 무궁화 잡화점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김 대표는 “사무관님께서 필요한 지원이 있냐고도 물어보시고 산림청이 추진 중에 있는 무궁화 진흥계획서에 무궁화잡화점 상품 사진을 사용해도 되겠냐고 요청하셨다”고 전했다.

산림청 최병암 산림복지국장은 지난달 14일 정부대전청사에서 무궁화의 체계적인 보급과 무궁화 문화 확산을 위해 ▲무궁화 특화도시 3->5개소 확대 ▲생활권 주변에 무궁화 동산과 가로수 조성 ▲무궁화 활용 다양한 상품 개발 ▲무궁화 교육 교재 개발 ▲무궁화 전문가 육성 등의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는 ‘무궁화 5개년 진흥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정책의 핵심은 국민들이 무궁화를 친근하고 아름다운 꽃으로 인식하면서 무궁화가 일상에서 사랑받는 꽃이 되는 것이다.

김 대표는 “무궁화에 대한 인식도 중요하지만 우리나라 전반에 걸쳐 자연스럽게 무궁화를 즐기고 싶게 만드는 환경 조성이 더 중요하다”며 산림청의 무궁화 진흥계획을 적극 지지했다.

또 무궁화 가로수 조성 사업에 대해 “가로수에 적합한 무궁화 품종 개발이 진행 중이라서 곧 벚꽃길처럼 무궁화길도 생길 것 같다”며 기대감을 표현했다.


'무궁화가 이렇게 예쁜 꽃인 줄 몰랐어요’


▲ 무궁화 잡화점 김현주 대표 ©윤혜주 기자

최근 김 대표는 노란 무궁화라는 별명을 가진 ‘황근’을 디자인하면서 황근 손거울과 마스킹 테이프, 배지 등 다양한 상품을 제작했다.

“지난해 여름 화장품 브랜드 ‘마몽드’가 개최한 무궁화 가든에 초대받았는데 그때 ‘황근’이라는 꽃을 처음 알게 됐다”면서 황근과의 첫 만남을 전했다.

황근은 250여 가지 무궁화 품종 가운데 대중에게 잘 알려진 분홍색 무궁화와 더불어 무궁화 품종에 속하는 우리나라 꽃이며 제주천연기념물 제 47호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김 대표는 “현재 황근은 해안도로 건설로 인해 자생지 대부분이 파괴돼 개체 수가 줄고 있어서 환경부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했으며, 관련 기관들이 황근 복원을 위해 힘쓰고 있는데 무궁화 잡화점도 힘을 보태고자 수익금의 2%를 황근 복원 사업에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2년 동안 발로 뛰며 무궁화 잡화점을 운영해 온 김 대표에게도 상처 받는 사건이 있었다.

A업체가 무궁화 잡화점 이름과 슬로건, 디자인까지 따라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김 대표가 A업체에 따져 물었지만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반문만 돌아와서 상처를 받았다고 한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 꽃을 알리는 기업이 늘어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지만 서로의 자부심과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상생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무궁화 잡화점 제품에 대한 고객들의 정성스러운 후기들이 김 대표에게 다시 힘낼 수 있는 용기를 부여했다.

김 대표는 “가장 기억에 남는 후기는 ‘무궁화 명품점인 듯’이라고 적은 시크한 고객의 후기였고, ‘무궁화가 이렇게 예쁜 꽃인 줄 몰랐어요’라는 후기는 큰 기쁨을 안겨주었다”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무궁화 엽서집과 책, 달력 등 기존에 없던 새로운 제품을 무궁화 품종별로 제작하는 것이 목표이며, 올해 트렌드 컬러인 울트라 바이올렛에 맞춰 현재 보라색 무궁화 제품을 제작하고 있다”면서 보라색 무궁화 폰 케이스를 자랑스럽게 꺼내 보였다.

김 대표는 “앞으로 무궁화에 대해 더 열심히 공부한 후에 더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면서 ‘무궁화 박사’가 되겠다”며 함박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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