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 지략가에서 정의당 지략가로 강소정당 구축



(팝콘뉴스=박종우 기자) “차곡차곡 쌓아가다 보면 어느 날 갑자기 준비된 만큼 기회는 찾아오는 것 같아요”

▲ 정의당 김종대 국회의원 ©김영도 기자

군사 행정가로서, 군사평론가로서 내공을 차곡차곡 쌓아 온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뜨거운 이상과 냉철한 분석력으로 대한민국의 안보와 군 장병들의 안전, 한반도 평화를 위해 오늘도 국회에서 치열하게 전투 중이다.

평소 한반도 평화 공존의 새로운 질서와 국방개혁 등에 고심하고 있는 김종대 의원에게 한반도 평화 안착을 위한 해법에 대해 들어 보았다.


군사평론가에서 국회의원으로


제14, 15, 16대 국회 국방위원회 보좌관부터 김대중 정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안보분과 행정관, 노무현 정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국방전문위원을 비롯해 대통령비서실 국방보좌관실 행정관, 국방부 장관 정책보좌관 등 국방 행정 전반을 두루 경험한 정의당 김종대 국회의원은 처음부터 정치에 뜻을 두진 않았다.

2007년 공직을 떠나 외교안보전문 월간지를 창간해 편집장으로 활동했고, 북한과의 군사적 갈등이 있을 때면 방송에도 출연해 자문 역할을 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군사평론가로서 국방 발전에 힘을 보탰다.

군사평론가로 활발히 활동하던 2015년, 당시 정의당 대표 심상정 국회의원의 정치 제안을 받게 된다.

김종대 의원은 “평소에 생각했던 안보민주화, 군 장병들의 안전과 복지, 더 나아가 한반도 평화 공존의 새로운 질서에 대해 지금까지는 글을 써 왔다면 이제부터는 스피커가 있는 정치인으로서 젊은 시절부터 꿈꿔 왔던 국방의 이상을 펼쳐보면 어떨까 해서 흔쾌히 수락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김 의원의 정치 입문은 평탄하지 않았다.

영입 제의를 한 심상정 의원은 “힘껏 돕겠지만 정의당에서는 선거를 통해 국회의원 후보를 선출하는데 본인이 돌파해 나갈 수 있겠느냐”라는 단서를 달았다.

때문에 주변에서는 정치 인맥이 부족했던 김 의원을 만류하고 나섰다.

“스타일 구길 것이다, 안 될 것이다, 정당에 조직이나 표가 있냐”라고 현실적인 조언을 하며 김 의원의 정계 진출을 반대했다.

하지만 김종대 의원은 본인이 돌파해야 한다는 심 의원의 말에 마음을 빼앗겼다.

김 의원은 “정의당에서는 자기가 땀을 흘린 만큼, 인정받는 만큼 자신에게 기회가 오는 것이니까 오로지 자기 자신의 힘과 능력을 가지고 도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이 깨끗하다는 느낌으로 다가왔다”며 정치 입문을 결심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소위 ‘맨땅에 헤딩’한 김종대 의원은 세간의 예상을 뛰어넘으며 국회의원이 됐고, 당내에서도 김종대 의원의 정계 입문 이야기가 화두가 됐다.


올 가을에 필 한반도 평화


정의당 미래내각에서 평화로운한반도 본부장, 군사 분야를 맡고 있는 김 의원은 최근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 의원은 작년 11월, 북한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입증한 ‘화성 15형 미사일 발사’로 핵 무력을 완성시켰기 때문에 더 이상 전략적 도발이 아닌, 협상을 통해 정권 유지를 보장받고 정상국가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 대화와 협상을 결심할 것이라고 예견했었다.

김종대 의원은 “미국과 직접 대화가 안 되는 교착상태에 빠진 북한이 어떻게 대화를 추진해 나갈 것인가 고민하던 김정은에게 세계로 나오는 교량역할을 해 주겠다고 자처한 문재인 정부의 존재도 국면전환의 큰 요인이 된 것 같다”며 한반도 분위기 변화의 원인을 진단했다.

“마침 강 대 강으로 맞불을 놓던 미국의 응답도 있어 올해 9월까지는 대화 분위기가 계속 상승 국면으로 진입하고, 적어도 9월 이후에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을 휘한 기본적인 프로세스 준비가 끝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한반도의 장밋빛 미래를 예견했다.

이러한 북한의 태도 변화을 놓고 대화 속 도발을 감행해 온 과거와 다를 것이 없다는 일각의 우려에김종대 의원은 “이전과 같은 화전양면술은 아닐 것”이라고 바라봤다.

물론 북한이 계속해서 대화 뒤에 도발을 감행해 왔던 불신감이 남아 있지만 현재 북한 입장에서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도박에 가까운 기만적인 전술을 펼쳐서 얻을 것이 없고, 성공할 가능성도 없다는 것이 김 의원의 지론이다.

김 의원은 북한의 체제 안전을 완전하게 보장해 준다면 북한은 국제사회로 나올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김종대 의원은 비핵화 가능성에 대해 “북한이 지닌 핵 시설을 불능으로 만들어 더 이상 핵을 생산할 수 없게 하고, 과거에 개발한 핵 또한 비핵화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검증 가능하도록 요구하려면 미국의 정권이 변하거나 국제 사회 분위기 등이 발생해도 북한 체제를 완전하게 보장해 줄 수 있는 확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역사에서 분명한 것은 없지만 문재인 정부가 관리하고 북한과 미국은 행동에 나서는 판이 만들어지면 우리의 중재외교가 오는 9월에서 10월 정도면 성공 국면으로 진입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 정의당 김종대 국회의원 © 김영도 기자


최근 평화무드에 힘입어 논의되기 시작한 통일에 대해 김 의원은 우리가 추구해 나가야 하는 평화 체제는 “통일은 되지 않았으나 통일이 된 것이나 다름없는 사실상의 통일 상태”라고 표현했다.

남북한의 체제, 사회구조, 문화적 정체성, 정서의 상이함은 갑작스러운 통일을 이루기 어려운 조건이라고 본 것이다.

따라서 남과 북이 평화와 공존의 질서 속에서 두 개의 상이한 체제가 서로 협력하고 상호의존하면서 공동 번영의 틀을 이루자는 합의만 된다면 굳이 통일까지 요구할 필요가없다는 것이다.


정의당이 살아남는 길


최근 김종대 의원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군 전문 의원으로도 바쁘지만 민주평화당과 공동교섭단체 결성을 눈앞에 둔 정의당에서 원내대변인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김 의원에 따르면 사실상 두 당은 공동교섭단체 결성에 합의했고, 세부 사안에 대해 논의를 진행 중이다.

김종대 의원은 공동교섭단체 결성 이유를 묻는 질문에 먼저 “국회에서는 20석 이상을 가진 정당에게 교섭단체 자격이 주어지는데 국회 내 모든 운영은 교섭단체 간 합의에 의해 진행돼 교섭단체가 아니면 국회 운영에 참여할 수 없다”고 국회 현실을 지적했다.

이어 “외교적 문제뿐만 아니라 헌법 개정 등 국가적 변화가 예고되는 시기에 진보정당의 목소리가 문 밖에서 비주류로 남아 있는 한 정치생태계가 왜곡돼 양당이 목소리를 내보자는 차원에서 공감대를 이루고 공동교섭단체를 구성하게 된 것”이라고 공동교섭단체 결성 연유를 설명했다.

정의당 내부에서는 정의당의 잠재적 지지자들은 많지만 실제 선거에서 소수밖에 득표하지 못하는 이유를 국회 운영에서 비롯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종대 의원도 “정의당 정책 지지율은 높은데 당에 대한 득표가 낮다는 것은 ‘표를 줘봤자 힘이 없어 결국 내표가 사표가 된다, 정당이 작기 때문에 그 좋은 정책을 펼칠 수 없다’는 두려움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합당이 아닌 공동 교섭단체를 통해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자는 것이 정의당의 중론이다.

이와 같은 중앙당 결정에 일각에서는 정의당 정체성이 훼손되는 것 아니냐는 회의적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김종대 의원은 “학교를 가려면 버스를 타야 하는데 싫은 친구가 버스에 타고 있다고 해서 그 버스 안 탈 건가요? 단지 같은 방향으로 가는 거예요. 공부는 각자 하는 겁니다”라며 정의당이 나아가야 하는 길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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