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몬드 윤홍조 대표

▲ 마리몬드 윤홍조 대표(사진=팝콘뉴스).


(팝콘뉴스=최혜인 기자)“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뿐 아니라 학대피해아동 등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재조명하기 위해 사업 확장, 캠페인 개최 등 다방면으로 노력할 것입니다.”

‘위안부’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의 성적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강제 징용, 납치 등 성적 행위를 강요받은 여성들로 한국에서는 1991년 김학순 할머니가 위안부 문제를 처음으로 공개 증언하면서 대중들에게 알려졌다.

마리몬드는 ‘저마다가 가진 고유한 가치의 재조명’을 목표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꽃으로 패턴화한 디자인 제품을 판매하는 소셜 벤처 기업으로 영업이익 50%를 피해 할머니 지원 단체에 기부하고 있다.

특히 마리몬드는 단순 제품 판매와 기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 배포, 커뮤니티 운영, 캠페인 개최 등을 통해 위안부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지속 환기시켜 그들이 영원히 기억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마리몬드, 위안부와 할머니 인권 ‘재조명’ 목적


▲ 마리몬드 윤홍조 대표(사진=팝콘뉴스).


윤홍조 대표는 학생들이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하는 고려대학교 동아리 ‘인액터스’ 활동의 일환으로 피해 할머니들과 만나 참혹한 실상을 알게 되자 위안부에 대해 그간 단순히 생각했던 것에 대해 자책과 부채의식을 갖게 됐다고 한다.

이후 그는 학업보다 동아리 활동에 집중하면서 피해 할머니를 돕는데 힘썼으며, 좀 더 전문적으로 피해 할머니 지원, 위안부 문제 ‘재조명’을 위해 할머니 인생을 꽃으로 표현한 디자인 제품을 판매하는 마리몬드를 2012년에 창업했다.

윤 대표는 “마리몬드의 재조명에는 두 가지 목적이 있는데 하나는 위안부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환기시키는 것이며, 또 다른 하나는 피해에 가려져 있던 할머니들의 인생과 이야기, 인권 등을 알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위안부는 한국과 일본 간 정치적 문제가 아닌 사람의 인권 문제”라고 강조하면서 “인권을 보호하고 존중하고자 ‘존귀함’을 모토로 정하고 ‘당신은 오늘도 소중하고 아름답다’를 표현하기 위해 ‘I marymond you’를 캐치프레이즈로 삼았다”며 마리몬드 정신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마리몬드는 피해 할머니를 위안부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재조명을 위해 피해 할머니와 마리몬드가 함께 나아간다는 뜻을 담아 ‘동반자’라고 표현하고 있다.


할머니 인생, 꽃으로 함축해 표현


▲ 마리몬드의 2018 플라워 패턴은 박차순 할머니를표현한 '복숭아꽃'이다(사진=마리몬드 홈페이지 갈무리).


창업 초기 윤 대표는 피해 할머니들의 심리 치료 일환인 ‘압화 만들기’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압화를 활용한 제품을 선보였으나 이내한계를 맞고 해당 제품 출시를 중단했다.

그는 “압화 디자인은 할머니께서 제작하지 않으시면 더 이상 출시할 수 없고 예술가로 활동하는 할머니만 재조명할 수 있어 보다 많은 ‘존귀함’을 알리기 위한 마리몬드 정신과 방향이 달랐다”고 회상했다.

보다 많은 피해 할머니를 재조명할 방안을 탐구하던 윤 대표는 김옥림 작가의 ‘꽃이 아름다운 이유’라는 시를 접한 뒤 할머니들의 인생을 꽃으로 표현하는 ‘꽃할머니 프로젝트’를 마리몬드의 핵심 사업으로 선정했다.

윤 대표는 자연물 중 꽃을 선정한 이유에 대해 “‘꽃이 아름다운 이유’라는 시에서 꽃은 다른 꽃의 모습을 닮으려 하지 않고 스스로의 아름다움만 갖고 있다고 표현했는데 각자 다른 이야기를 가진 할머니가 꽃과 닮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꽃을 패턴화하는 과정에서 윤 대표는 대부분의 피해 할머니들을 직접 찾아뵌 후 인터뷰와 주위 증언, 첫인상 등을 종합해 할머니와 가장 어울리는 꽃을 선정한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할머니는 어느 분이냐는 질문에 “찾아뵌 할머니 모두가 소중하고 기억에 남는데 이미 돌아가신 분들을 미리 찾아뵙지 못해 죄송할 따름”이라며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영업이익 50% 기부, 창사 이래 흔들린 적 없어”


▲ 마리몬드 윤홍조 대표(사진=팝콘뉴스).


최근 성폭력 피해자들이 SNS를 통해 자신의 경험을 밝히는 미투운동이 전개되는 가운데 윤 대표의 아버지 윤호진 연출가 역시 가해자로 지목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어떠한 경우에도 권력과 지위를 이용해 상처를 주는 행위는 용납 받을 수 없다는 신념을 굽히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고 누구보다 앞장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일각에서 마리몬드의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여론과 더불어 영업이익의 5%만 기부한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윤 대표는 마리몬드 영업이익의 50% 기부를 창사이래 단 한 차례도 어긴 적이 없다고 호소했다.

마리몬드는 매출액 중 인건비, 관리비 등 필수 비용을 제외한 영업이익의 50%를 상하반기로 정산해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등에 전달하고 있으며 ‘#handxhand’ 등 기부 캠페인의 경우 순수익금 전액을 기부한다.

윤 대표는 기부금과 관련해 “지난해 기준 총 누적 매출액은 168여억 원, 영업이익 누적액은 약 23억이며 누적 기부금은 16여억 원으로 총 매출액의 10%, 영업이익의 70%를 기부했고 캠페인 순수익금은 지난해 6월 기준 9억 원이 모집됐다”면서 “마리몬드는 그동안 일본군‘위안부’ 피해 할머니 지원에 힘써 왔다”고 말했다.

특히 기부금 운용에 대해서는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하고 있지만검색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있어 이달 말 홈페이지를 리뉴얼해 기부금 현황, 운용흐름 등을 직관적으로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학대피해아동 등 ‘존귀함’ 알릴 동반자 계속 발굴할 것”


▲ 마리몬드 윤홍조 대표(사진=팝콘뉴스).


마리몬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인권운동가인 길원옥 할머니의 ‘우리 아이들은 평화로운 세상에서 살아야 한다’는 뜻을 받들어 학대피해아동을 두 번째 동반자로 선정하고 관련 사업을 시작하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윤 대표는 “학대피해아동을 무엇으로 표현할지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지만 정원에서 볼 수 있는 사물로 이야기를 담아내는 마리몬드의 표현법 ‘평화의 정원’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 마리몬드가 판매하는 디자인 제품은 의료, 문구, 액세서리, 생활용품 등으로 향후 소형가전 제품이나 개인 디자이너와 컬래버레이션 등 서비스 품목을 넓혀 나갈 뿐 아니라 국민이 피해 할머니들을 영원히 기억할 수 있게 할머니 생신 광고, 캠페인 활동 등을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그는 힘든 적도 많았지만 그때마다 마리몬드의 존재를 응원해 주는 사람들 덕분에 힘이 났다며 “할머니와 마리몬더(마리몬드 고객)들의 노력과 시간이 헛되지 않도록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 있는 동반자들을 지속적으로 찾아 그들의 존귀함을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앞으로의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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