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꾼들, 안태근 전 검사에 대한 처벌 원해

(팝콘뉴스=나소리 기자) 서지현 검사가 검찰 내부 성폭력 피해 사실을 폭로하면서 국내 ‘미투 운동’의 전개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남 통영지청에 근무 중인 서 검사가 지난 29일 과거 검찰 고위 간부에게 성추행을 당한 뒤 인사 불이익까지 받았다는 내용의 글을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 게시하면서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미투 운동은 미국의 거물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에게 성폭행 피해를 입은 여배우들의 잇따른 폭로로 촉발된 성폭력 피해 고발 운동이다.

미국에서는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공개한 여성들로 인해 성추문에 휩싸인 현역의원이 잇따라 의원직 사퇴를 선언하는 등 큰 이슈가 불거졌으며,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해당 피해 여성들을 ‘침묵을 깬 사람들’로 선언하고 지난해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서 검사는 ‘나는 소망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성추행으로 매우 큰 심적 고통을 당하던 중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소설 형식으로 작성한 개인적인 글”이라며 “100% 실제 사실을 내용으로 쓴 것으로 추행 부분에 관해 진술하는 것에 심리적으로 큰 괴로움이 있어 이 글로 대신한다”고 말하며 자신이 경험한 성폭력 사례들을 폭로했다.

서 검사에 따르면 2010년 서울 북부지검에서 근무하던 당시 법무부 장관을 수행했던 법무부 간부 안태근 검사로부터 허리를 감싸 안고 엉덩이를 쓰다듬는 등의 성추행을 당했다.

성추행 사건 이후 소속청 간부들의 사과를 받기는 했으나 안 검사에게선 사과를 비롯한 어떤 말도 들을 수 없었고, 이후 사무감사와 유례없는 인사통보를 받았다.

서 검사는 사무감사에서 수십 건의 지적을 받았으며, 지적을 이유로 검찰총장의 경고를 받은 뒤 통영지청으로 옮기게 됐다.

이후에도 서 검사는 선후배로부터 “너는 안 외롭냐? 나는 외롭다. 나 요즘 자꾸 네가 예뻐 보여 큰일이다.”, “누나 저 너무 외로워요, 오늘은 집에 들어가기 싫어요, 저 한번 안아줘야 차에서 내릴 거예요”, “네 덕분에 도우미 비용 아꼈다”, “잊지 못할 밤을 만들어 줄 테니 나랑 자자” 등의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서 검사의 용기 있는 고백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서지현 검사에게 성추행한 안태근 검사와 사건을 알고도 덮어버린 최모 당시 검찰국장 처벌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오후 3시 40분 현재 6356명의 동의를 얻었다.

이 같은 서 검사의 폭로에 국내에서도 미투 운동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여성 의원들은 30일 서 검사에 대해 법조계 내 미투 운동을 지지한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면서 검찰 내 성범죄 특별수사팀 구성을 촉구했다.

더민주 ▲정춘숙 ▲권미혁 ▲남인순 ▲박경미 ▲송옥주 ▲유승희 ▲유은혜 ▲이재정 ▲진선미 등의 의원들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 검사를 응원하는 자리를 가졌다.

해당 의원들은 이번 서 검사 폭로를 계기로 ▲검찰 내 외부인사가 참여한 성범죄 특별수사팀 구성 ▲사건에 연루된 고위 관계자와 현역 정치인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성범죄 피해자에게 2, 3차 피해자 발생하지 않도록 보호 등을 요구했다.

▲ 다수의 누리꾼들은 SNS에서 미투 운동을 응원하고 있다(사진=SNS 갈무리).


서 검사를 향한 지지는 정계뿐 아니라 온라인 상에서도 뜨겁게 이어지고 있다.

다수의 누리꾼들은 SNS를 통해 “피해자는 잘못이 없다”는 입장으로 서 검사를 향한 위로를 건네고 있으며, 서 검사의 용기가 장기적으로 확산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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