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콘뉴스=강정욱 기자)

4ㆍ13총선에서 녹색 돌풍을 일으키며 국회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 지지도가 눈에 뜨일 정도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민의당은 총선 직후 25%의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국회의장 선출 관련 여당과의 협조 가능성 거론에 이어 각종 발언이 구설이 되면서 서울과 호남 내 야권 지지층의 반발에 따른 하락세가 뚜렷한 것.

지난 5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정당지지도 조사 결과 국민의당 지지도는 21.6%로 전 주(24.9%)보다 하락했다.

이 조사는 지난 2~4일과 6일 전국 성인 2,02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여론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2.2%포인트) 결과이다.

또 6일 발표된 갤럽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 95% ±3.1%p)에서도 18%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2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이번 갤럽조사에서 새누리당은 32%, 더불어민주당은 22%의 지지율을 보였다.

특히 국민의당 지지율 하락은 특히 호남에서 가파르게 나타났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호남 지지율은 전 주 대비 14.8%가 급락한 35.8%였는데 이는 더민주 지지율 35.3%와 거의 같다. 갤럽조사에서도 전 주 48%이던 호남 지지율이 40%로 떨어졌다.

서울에서의 지지율도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국민의당 서울지역 지지도는 지난달 말 28%로 새누리당과 더민주를 앞섰지만 이달 첫주 11%포인트나 떨어지면서 두 당에 모두 밀렸다.

원인은 뭘까?

국민의당이 이처럼 하강 곡선을 긋고 있는 데엔 박지원 원내대표가 "새누리당이 국회의장을 맡는 것도 가능하다"는 취지 발언, "이희호 여사가 대선 출마를 권유했다"는 등의 발언을 둘러싼 김홍걸 더민주 국민통합위원장과 진실 공방을 벌인 게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새누리당과의 연정, 안철수 대표의 대통령 관련 발언 같은 구설이 맥락이 되면서 호남의 반(反)새누리당 정서를 자극한 것이 주요해 보인 것.

앞서에서도 박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실정을 사과하고 협조를 요청하면 새누리당이 국회의장을 할 수 있다"고 말해 당 안팎으로 비판을 받았다.

또 안 대표는 교육정책 자율성에 대해서 언급하던 중 "교육부를 없애자"는 취지의 발언이 언론에 공개돼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10일 SBS라디오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서는 국민의당이 승리에 도취해서 오만한 태도를 보인 게 지지율 급락의 원인이 아닌가라는 질문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박 원내대표는 "언론의 지적을 보고 우리가 오만했는가 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성을 하고 있다. 연정만 하더라도 호남 발전, 호남이 참여하는 연정을 얘기했는데 이게 새누리당과의 연정까지 비화가 돼 정체성에 문제가 오고 호남에서도 상당한 자존심 문제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안철수 대표의 발언에 대해서도 그런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됐든 현재 호남에서 지지도가 하락하면서 그러한 것들이 우리의 오만함으로 비쳤다고 하면 잘못이다"며 "그렇기 때문에 가다듬어서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박 원내대표는 "지지율이 올라가는 것은 좋은 일이겠지만 떨어지는 것도 그렇게 너무 위축될 필요는 없다"고 강변한 바 있다.

그는 9일 교통방송 '열린아침 김만흠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경우에 따라서는 지지율이 올라갈 수도 있고 내려갈 수도 있는데 그 트렌드, 그 방향을 좀 봐야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의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은 광주ㆍ전라 지역에서 상승하고 있고, 안 대표는 떨어졌다.

9일 리얼미터에 따르면 문 전 대표는 광주ㆍ전라 지역에서 전주 대비 7.3%p 오른 30.6%를 기록했다. 이 지역에서 안 대표는 전 주보다 8.7%p 급락한 27.2%를 기록, 문 전 대표에게 오차범위(±6.8%p) 내에서 선두 자리를 내줬다.

이 조사는 2~6일(5일 제외) 4일 간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028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CATI) 및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무선전화(61%)와 유선전화(39%) 병행 임의걸기(RDD) 방법으로 조사한 결과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p, 응답률 5.8%이다.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에서도 문 전 대표가 1.9%포인트 오른 27.1%로 1위 자리를 지켰으며, 안 대표는 1.9%포인트 하락한 17.2%로 그 뒤를 이은 것으로 나타났다.

4ㆍ13 총선 이후 국민의당이 호남에서 지지율 하락 현상을 보이면서 안 대표도 함께 추락했고, 상대적 약진을 보인 더민주와 문 전 대표가 상승 곡선을 그린 것.

일각에서는 총선에서의 국민의당 약진에 취해 제3당의로서의 새정치를 보여주지 못했고, 안 대표도 역시 대선 주자로서의 무게감을 보이지 못했기에 호남 민심이 등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더민주 관계자는 "여론조사 한두 번의 결과로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면서도 "호남 지역에서의 지지율 회복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자세를 보이면 지역에서도 진정성을 알아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3주간의 하락세에서 벗어나 급반등하며 30%대 중반까지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고 리얼미터는 밝혔다.

9일 발표된 같은 조사에서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 효과 등에 힘입어 전 주보다 2.0%포인트 상승한 30.4%를 기록, 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 가며 총선 이후 처음으로 30%대를 회복했다.

아울러 여론조사와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nesdc.go.kr)을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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