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ㆍ야 3당 중 제일 먼저 원내대표로 추대된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이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등 여의도 정치권의 새로운 이슈로 떠올랐다.
20대 국회가 3당 체제인 만큼 당 대 당 협상이 중요해진 이상 원내대표 선거를 앞둔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박지원 대항마' 찾기에 분주한 것.
'정치 9단', '여우'로 불리는 박 의원을 상대하기 위한 거대 양당들의 '협상 파트너' 선택이 더욱 주목되고 있다.
박 의원은 지난 2010년 18대 국회에서 민주당 원내대표, 2012년 19대 국회에서도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를 맡았다. 원내대표만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 27일 국민의당은 박 의원을 원내대표로, 김성식 최고의원을 정책위의장으로 합의 추대했다.
이튿날 박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솔직하게 지난 3년 국정 실패를 인정하고, 남은 임기 2년의 성공을 위해 국회의장을 우리에게 협력을 요청한다면 국가와 국민을 위해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정치적 수사에 불과해 박 대통령이나 여권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정치적 파장은 크다는 분석이다.
또한 그는 연합정부론과 관련해서도 당내 신중론에도 불구하고 DJP연합 방식을 통해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는 주장을 거듭 폈다.
원내대표만 세 번째인 박 원내대표의 거침없는 행보에 당 내의 우려와 기대, 상대 당들에서는 긴장이 교차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것.
이에 따른 해석이 분분하지만 국민의당이 국회의장을 제1야당인 더민주가 아니라 새누리당에 줄 수 있다는 조건부 유혹과 함께 더민주에게는 경고였다.
박 의원 측은 "원론적 수준의 이야기로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라고 한발 물러서는 모습이지만, 더민주 내부에선 잔뜩 경계하는 모습이다.
그러면서 더민주 4선 의원들이 원내대표 경선에 나설 뜻을 비쳤다.
강창일 의원은 "박 의원의 정치력을 감당하려면 우선 선수가 높아야 하고, 무조건 싸워서도 안 되고 소통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민 의원은 "법사위원장으로서 박 의원과 손발을 맞춰 왔다"며 인연을 강조했다.
안민석 의원은 "박 의원에 대응할 수 있는 경륜이 있는 분을 합의 추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민병두 의원은 "박 의원에 대항하려면 전략적 감각은 물론 수를 다 읽어낼 줄 알아야 한다"며 민주정책연구원장 출신인 자신이 박 의원의 가장 유효한 '대항마'임을 강조했다.
우상호 의원은 "50대 리더십을 앞세워 차별화를 시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논리를 폈다.
새누리당으로서는 20대 국회에서 다수당이 된 더민주의 공세와 협상력이 뛰어난 국민의당 박 의원까지 상대해야 되는 현실에 직면해 긴장하는 모습이다.
새누리당은 당내 친박계 의원들의 반대에도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강행한 유기준 의원이 탈계파를 선언했다.
29일 유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 "탈계파를 해서 국민들 바람에 부응하고자 하는 그런 목적"이라며 원내대표 출마 의지를 굳혔다.
앞서 28일 친박계 좌장 최경환 의원은 차기 원내대표 경선에 대해 "유기준 의원은 친박 단일 후보가 아니다"라고 밝혀면서 파장까지 일고 있다.
최 의원 측은 유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 선언에 대해 "총선 참패 후 친박계는 물론 여권 전체가 자숙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원내대표 경선을 두고 또다시 계파 싸움이 발생한다면 이는 그야말로 여권 전체가 공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의원과 후보단일화에 응한 것으로 알려진 홍문종 의원도 "최경환 의원이 '이번에는 우리가 자숙할 때'라며 원내대표 경선에 안 나가는 게 좋겠다며 간곡하게 이야기해서 나도 수용했다"고 밝혔다.
친박계 맏형 서청원 의원도 지난 26일 당선인 워크숍에서 차기 국회의장 도전 포기 의사를 나타내며, 사실상 '친박 2선 후퇴'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그러나 같은 날 유 의원은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사무실에서 "내가 (친박계) 단일 후보라 말한 적 없다. 탈계파를 선언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대야 협상이 굉장히 중요한 때라 야당과 국회를 어떻게 협치해서, 의논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원내대표로서 적합한 인물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유 의원과 함께 원내대표 물망에 여성 최다선이며 비박계 나경원 의원은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 의원은 한수진의 SBS전망대에 출연해 "이번 원내대표 선거가 화합하는 모양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여러 가지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충청 대표론을 앞세운 정진석 전 의원도 거론되고 있다. 정 전 의원은 자민련 소속으로 정계에 입문해 3선을 한 뒤 19대 총선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이번 총선에서 재기에 성공했다.
다만 원유철 당대표 권한대행은 당의 새 원내대표에 대해 "국민의당의 선택이 국회 운영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우리도 거기에 걸맞은 정치력과 경험이 있는 분이 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